영화 제목처럼 초능력자들이 있는 세계일 뿐 그저 한 인간의 씁쓸한 노년을 가감 없이 그려내는 영화입니다. 기존 슈퍼 히어로 물 생각하시고 가시면 아니 이게 뭐야 하실 것 같네요. 영화 등급이 다른 엑스맨처럼 12, 15세가 아니어서 굉장히 세세하고 잔인합니다. 특히 호텔 신은 극 중 상황 때문에 그런 거지만 사람을 찌르는 걸 아주 천천히 보여줘서 거북해하실 분도 계실 것 같네요.
제 기본 정서가 약간 우울한 걸 좋아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굉장히 좋았습니다. 현재 상황은 안 좋을 대로 안 좋고, 좋아지지는 못할망정 상황은 점점 꼬이기만 하고, 행복은 찰나처럼 지나가고, 끝없이 최악으로만. 중간에 로건이 울먹이며 대사하는 부분에서는 진짜 먹먹하네요. 3년 전 이맘때 봤던 인사이드 르윈도 생각나고 그렇습니다.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 영화여서 그런지 모든 걸 다 보여주는 듯한 모습이네요. 먹먹하고 애처롭고 깔끔하게 끝납니다.
9/10 “가서 엄마에게 말씀드리렴. 모든 게 잘될 거라고. 이제 계곡에 총성은 더 이상 울리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