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있다는 발상에 오늘이 희미해진다. 오늘 일은 오늘에 끝내라." – 김성근

2017/05/14

목소리의 형태

드디어 보는군요. 원작도 동생이 주인공처럼 소리를 못 들어 이런 소재의 이야기에 관심이 더 가서 봤었는데 몇 년 만에 수어 동작을 영상으로 보니 좋네요. 주인공이 어눌하게 발음하는 장면들이 실제로 동생이 말하는 걸 들으면서 컸던 기억과 겹쳐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감정이입이 더 됐던 것 같습니다. 성우가 연기하고 있는 걸 듣고 있자니 어디 한 편이 좀 아리는 기분도 들고 뒤숭생숭하면서 봤네요.

청각장애가 전면에 등장하지만, 이는 인물들을 연결하는 주제일 뿐 그 자체보다는 사람과 사람 간의, 나와 나 자신 간의 생각, 마음의 오해, 이해, 장애에 관한 영화입니다. 무거운 이야기를 다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보고 있자니 여기저기 후벼 파지는 느낌이 드네요. 누가 더 나쁘니 어쩌니 얘기들 많이 하시던데 그리 중요한가 싶습니다. 이미 어딘가 틀어져 버렸고 이걸 다시 어떻게 되돌리는가, 나아가는가가 중요하니까요.

제 정서가 좀 삐뚤어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아주 좋네요. 내용은 런닝타임 때문인지 많이 변했습니다. 자잘한 내용과 후반 영화 제작 부분은 완전히 사라졌고 이 때문에 인물들과의 관계도 약간 달라졌습니다. 원작보다는 강도랄까 세기가 덜한 느낌? 학교 축제 이후의 내용도 엔딩이 좀 더 일찍 오면서 전부 사라졌습니다. 아쉽다면 아쉽지만 저는 이 엔딩도 좋네요. 영화를 보셨건 아직 안 보셨건 원작도 읽어 보시기를 권합니다. 느낌이 좀 다르다고 할까요?


7/10 줄곧 너에게만 보내던 진심을 나에게도, 고개를 들고 얼굴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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