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어보기도 전에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마라." – Jamie Lee Curtis

2019/03/12

로마

제목이 로마여서 이탈리아 이야기인가 했는데 멕시코 지역 이름이었네요. 영화는 1970년대 멕시코 일상을 바로 옆에서 보듯 보여줍니다. 무릇 삶을 보여주는 이런 영화들이 그렇듯이 런닝타임 내내 큰 기복 없이 지나가다 슴슴하게 끝납니다.

예전에 퓰리처상이였나 마크 리부였나 사진전에 간 적이 있습니다. 사진 중에 사람 키만 한 높이에 꼭 창밖을 보는 듯한 아주 깔끔한 흑백 사진이 있었는데 그때 느낌이 다시 드네요. 영화 자체는 최근에 촬영되어서 당연히 실제 70년대는 아니겠지만, 흑백인 데다 카메라가 정적이어서 누군가 꺼내준 당시 사진들을 차례차례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차는 커서 항상 어딘가 긁히고 깨지고 이놈의 개는 매번 바닥에 저지레를 하고 인생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지만, 주인공이 밀려오는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듯 다시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 사랑을 하고 그렇게 끝이 납니다.

카메라가 마당에서 하늘을 비추면서 주변 소음들이 이래저래 들리고 크레딧이 찬찬히 나오는데 여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지난날이야 어떻든 다시 해는 뜨고 전화도 오고 아이들은 웃고 빨래는 널어야죠. 좋네요.


9/10 남는 건 결국 가족과 사랑뿐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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